신랑이랑 결혼한지 20년하고도 조금 넘은 지금, 우리는 매해 안택고사를 지낸다.
안택고사
정월 또는 시월에 집안을 돌보아주는 여러 신령에게 가정의 평안을 축원하는 의례.
어렸을 때나 친정에서 자랐을 때는 안택고사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지만... 시집을 왔으니 신랑이 하자고 하는대로 따를 수밖에^^
암튼 그래서 우리 세식구 생년월일을 넣고 거기에 맞는 날을 정해 고사를 지내고 있다.
올해의 안택고사는 지난 주 토요일.
신랑이 그날은 장비를 정비한다고 늦게 끝나는 바람에 매년 신랑 혼자 준비했던 걸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딸아이와 둘이 준비를 했다.
솔직히 거창하게 하는 게 아니라 힘들꺼란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... 생각보다 힘들었다. ㅜㅜ
우선 튀김이나 생선은 내가 다니는 병원 근처에 따로 하는 곳이 있어서 일 끝나자마자 생선은 쪄놓은 조기로 한마리 그리고 튀김은 신랑 좋아하는 소고기 육전, 꼬치, 새우튀김 요렇게 사서 딸아이 만나러 하나로 마트로 출발을 했다,
솔직히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면 더더더 좋겠지만 요즘은 다 해서 깔끔하게 나온 게 많아서 돈만 있음 어렵지 않게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게 좋긴 하다.(돈없는 게 함정 ㅜ)
그리고 뭣보다 보름이라 나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.
그런데 복병은 과일.. 그 중에서도 사과 하나에 9800원 하는 거 보고 기절할뻔 했지만 다~~ 우리 가족 잘 되라고 하는 안택고사니까 돈 생각 안하고 즐거이 장을 보는 걸로 딸아이랑 얘기를 끝냈다.
혹시 몰라 일 끝나고 딸아이한테 바퀴달린 장바구니를 가져오라고 부탁을 했는데 바퀴 달린 장바구니 안 가져왔음 큰일날뻔했다.
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아서 큰 장바구니에 가득 하나 그리고 나머지 짐은 두개로 나눠서 딸아이가 들어줬는데 혼자왔음 분명 몸살각 ㅋ
나와는 다르게 운전면허가 있는 딸아이가 있어도 아직은 불안하다며 운전을 안... 못하고 있는 딸 덕에 오랫만에 둘이 버스타고 장보고 왔다.
그렇게 준비한 음식들을 나름 이쁜 접시에 담고 신랑이 오자마자 시간에 맞춰 상에 올렸다.
매년 하는 안택고사지만 올해는 조금 더 풍성하게 올리자 싶어 준비를 해도 막상 차리고 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던 신랑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것 같았다.
그래도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^^
준비한 음식들을 두고 신랑이 하는대로 절도 하고 마음으로 기도도 드리고 나니 우리집만의 안택고사가 끝났다.
ㅋㅋㅋ 우리집 막둥이 땅콩이!!
평소같음 짖고 난리가 났을 녀석인데 이 날이 무슨날인지 아는건지 짖지 않고 저렇게 의젓하게 앉아서 엄마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.
평소대로 짖고 난리를 쳤음 하다 말고 안방으로 쫓겨났을텐데 어찌나 조용히 이쁘게 앉아있던지 기특해서 한참을 웃었다.
암튼 올해도 무사히 안택고사를 지냈고 우리 가족 모두 아무 탈 없이 올 한해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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